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바보가 바보들에게 - 김수환 추기경

by 예흐나 2023. 4. 28.
반응형

김수환 저/장혜민  | 산호와진주 

 

  고인이 되어 마지막 가는 길에도 세상에 따뜻한 가르침을 주고 가신 우리나라의 정신적인 지도자 김수환 추기경의 맑은 울림이 전해지는 잠언집이다. 시와 짤막한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다. 세세한 것부터 큰 것까지 그 가르침이란 한구절 한구절 귀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자극적인 문구도 없고, 궤변도 없지만 그 소중한 이야기들이 가슴속에 와 닿는다.

인생덕목의 글에서, 가장 마음에 와닿은 구절이다.

 

양 귀로 많이 듣고, 입은 세 번 생각하고 열라.
수입의 1%를 책을 사는데 투자하라.
화내는 사람이 언제나 손해를 본다.

 

 

  인생을 살며 우리가 갖추어야할 마음가짐과 덕목에 관한 이런 좋은 글로 넘쳐난다. 스스로 자신의 삶을 정의와 사랑으로 이끌라고 말씀하신다. 삶에서 좌절하지 말고, 늘 겸손하며, 사랑하기를 멈추지 말라 하신다. 점점 더 메말라가는 요즘 세상에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특유의 담담하지만 애잔한 구절들로 우리에게 지혜와 위안을 주신다.

 

참사랑은 행복하지 않습니다.
남의 고통을 자기 것으로 삼을 만큼
함께 괴로워할 줄 아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글에 나오는 구절이다. 사랑은 그의 단점과 번민, 고통까지 받아들이는 것이며 자신을 불태우고 희생하는 것이고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다 라는 고찰에서 나는 진정한 사랑을 할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인지 자문해 본다.

 

  당신이 직접 걸어오신 길에 비추어지듯 정치와 경제 등 우리 사회가 나아갈 길 또 한 제시한다. 주위를 둘러볼 줄도, 돌아볼 시간도 없는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권면으로 교훈을 주시는 김수환 추기경의 마음이 느껴진다. 김수환 추기경의 아호는 ‘옹기’ 라고 한다. 여러 가지를 담아내는 그릇인 옹기. 오물까지 기꺼이 품어 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아호를 ‘옹기’로 정하셨다고 한다. 그 깊음과 넓음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평소에도 재치가 넘치시고 위트와 유머를 좋아하셨던 것 같다. 해맑으면서 넉넉한 성품이 전해져온다. 왜 그분이 돌아가셨을 때 그 많은 사람의 행렬이 이어졌었는지 알 것 같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