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저 | 육문사
로마제국의 제16대 황제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본인의 사색을 담은 철학적 명상록이다. 첫 장을 넘기면 아우렐리우스가 자신의 가족, 친구 등 주변인들의 장점과 그들로부터 배우게 된 점에 감사하며 이 책은 시작된다. 그 사람의 참된 모습을 알아봐주고 본인의 한계마저도 감사할 줄 아는 모습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감사 할 일을 찾아낼 줄 안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우리는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감사를 지나치는 경우가 수없이 많다. 아우렐리우스는 황제의 자리에서도 신께, 가족들에게, 지인들에게 감사할 줄 알았다.
명상의 본질은 내 영혼과의 소통이며, 영혼과 소통된 자아와 우주와의 교감이다. 아우렐리우스는 자기 자신 깊은 곳까지 들어가 나를 제어하고 조절해 옳은 방향으로 가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삶과 죽음, 고통과 즐거움, 부와 가난 등 누구에게 나 올 수 있고, 곧 사라지고 마는 것에 우리는 의미를 둔다. 애초부터 우리의 것이 아닌 것에 소유욕을 갖지 말고, 마음을 비워야한다. 육체적인 것은 모두 덧없고, 영적인 것은 허망한 꿈과 같고, 우리를 이끌어주는 힘은 철학뿐이라는 견해가 흥미롭다. 인간은 신 앞에, 자연 앞에 얼마나 보잘것없고 작은 존재일 수밖에 없는지를 피력한 부분이 자주 등장해 아우렐리우스의 깊은 겸손을 느낄 수 있다.
당신이 잃을 수 있는 것은
오직 당신이 영위하고 있는 이 순간의 삶뿐이며,
당신이 소유할 수 있는 것 또한
당신이 잃고 있는 이 순간의 삶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오래전 쓰여진 책이라서 그런지 요즘의 자기 계발서와는 분명 다른 점이 있다. 표현이나 비유는 세련되지 못하고, 낡았을지 몰라도 내포된 메시지는 시대를 앞서가 읽는 이에게 신선함마저 안겨준다. 몇 천년을 존재해오던 책이 책의 홍수에 사는 현대인에게 참신함을 느끼게 하니 참 아이러니하다. 참 흥미로운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기 180년에 로마를 지배했던 머나먼 역사속의 인물이 쓴 책이다. 그저 그런 둥그스름한 도덕책쯤으로 생각했지만 또 다른 반전을 가져다준다. 왜 옛 성현들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하는지 알 것 같다.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본질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이 책에는 주옥같은 글이 너무도 많다. 구입한지 좀 되었지만 이제야 읽게 되었는데 보석을 옆에 두고도 몰라본 내 꼴이 부끄럽다. 책은 늘 나에게 끊임없이 가르침을 준다.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삶의 긴장과 세상사와의 갈등으로부터 비켜설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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