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철, 김상구 공저 | 이담북스(이담Books)
먼저 궁금해진다. 왜 책의 제목이 3.1운동이 아니라 3.1혁명인가. 3.1혁명은 단순한 범국민적인 독립운동이 아닌 혁명이라 불려야 하는 이유부터 이 책은 서두를 잡았다. 임시정부 시절 많은 독립 운동가들과 임정의원들은 당시의 상황 때문에 비밀리에 활동했기에 증빙되는 자료나 문건이 빈약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일제치하 독립투쟁과 그 전반에 걸친 국내외 정세는 학계에서도 현재까지 설왕설래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책은 숨은 독립운동가 범재 김규흥의 후손이 범재의 독립투쟁 내용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제시한 책이다. 또한 왜곡되어진 항일역사를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그 실마리를 풀어낸 책이기도 하다. 항일역사에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인물들인 유관순 열사나 33인의 민족대표들에 관한 정설과는 조금 다른 주장도 눈여겨볼만하다. 3.1운동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먼저 그 물음부터 던지는 이 책을 읽다보니 3.1운동이라면 유관순 열사와 휴일이라는 것만 떠오르는 나 자신이 부끄럽다. 우리 역사에 가장 암울했던 그 시기에 후손들을 위해 목숨도 아깝지 않았던 분들의 발자취를 쫓는데 너무 소홀했던 것은 아닐까. 독자에게 이런 문제의식을 갖게 만들어주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수확이 아닐까싶다.
아시아 주변 국가들의 독립운동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서구열강에도 크게 각인을 시켰던 바로 그 3.1운동을 우리는 배후도 전개과정도 사실 정확히 알지 못한다. 3.1혁명과 독립운동 전반에 걸쳐 조직하고 실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독립운동가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범재 김규흥이다. 범재 김규흥의 행적을 그 후손이 직접 증거를 제시해가며 써내려가 더욱 흥미롭다. 이 책의 주장과 증거를 따라가 보자면 일제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가명을 쓰며 철저하게 비밀리에 활동한 범재이지만 3.1혁명에 그가 미친 영향력은 참으로 막대하다. 역사라는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주목받지 못하는 부분도 있을 수 있고, 왜곡되는 부분도 있을 수 있겠지만 현재, 그리고 미래의 후손들은 역사의 구석구석을 조명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어서는 안된다.
또한 역사의 영웅 만들기에 힘을 쏟을 것이 아니라 객관적이고 폭넓은 연구가 필요하다. 그래야 범재 같은 역사의 숨은 주역들이 은폐되거나 역사의 그늘에 가려지는 일이 없을 것이다. 큰 흐름으로만 알던 항일역사를 깊숙이 파고들어 세세한 부분까지 만나볼 수 있 어 더욱 반가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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