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아름답고 또 가장 높은 길,
그것이 차마고도 인 것이다.” p.25
높고 푸른 하늘과 거대한 만년설산. 그 정적인 풍경속에 개미떼처럼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는 것은 인간들뿐이다. 그 곳의 사람들은 말, 야크를 앞세워 좁고 척박한 돌길을 걸어 물물교환을 하며 살아간다. 글로만 읽기에는 낯선 풍경이지만 그때마다 사진까지 함께 곁들여있어 독자도 어느새 순례하는 기분으로 차마고도에 가있다.
차와 말의 운반을 위해 만들어진 길 차마고도. 이 책에서는 차마고도 길 뿐만 아니라 차의 역사, 마방의 행렬, 소금의 운반 등 차마고도에 관련된 소소한 지식까 지 얻을 수 있어 일석다조다. 중국에서 시작해 티베트에서 네팔까지 이어지는, 차마 고도가 지나가는 곳 구석구석의 모습을 차마고도의 전성기이던 시절의 중국과 티베 트의 역사적 배경과 생활상을 보충하며 다큐멘터리에서는 다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차근차근 들려준다.
차마고도는 중국이 말을 얻기 위해 말 최대 생산지인 티베트에 차를 전하고 말을 공급받으려 왕래하며 생겨난 길이다. 말 그대로 차와 말이 오가던 길인 것이다. 하늘과 가장 가까운 그곳에서는 차와 함께 아침을 맞고, 말과 함께 저녁을 보낸다. 이제는 차와 말 뿐만 아니라 생활 필수품을 물물교환 하기위해 티베트인들이 오가는 중요한 생활 교역로가 되었다. 말등에, 또는 야크등에 차나 곡식, 소금 따위를 싣고 먼 길을 떠나는 행렬. 위험하고, 고된 여정이지만 그들에게는 생존을 위한 몸짓이 다. 보기에 따라서는 현대 문명이 파고들지 못한 낙후와 후진으로 보일수도 있지만 재산의 축적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요량만을 거래하는 가벼움에서 오히려 자유로움이 느껴진다. 또한 짐승을 혹사시키기 보다는 동행인으로 생각하는 그곳 사람들의 소박함도 잘 전해진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 척박한 땅을 오고가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 발걸음을 함께 따라가며 들려주어 더 생생하고 감동적이다. 차마고도는 차의 본고장 중국과 말의 나라 티베트를 이어주는 길이자 두 나라의 슬픈 역사의 시간들을 지켜봐온 산증인이기도 한 것이다. 앞으로도 점차 중국화 되 어가며 문명을 받아들이고 있는 티베트를 오랫동안 지켜보는 눈이 되어줄 것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험난한 지역을 이어주는 차마고도와 소금 루트,
가장 길고 가 장 가파르고 그리고 가장 높은 길.
이 길의 역사 위에는 히말라야에 기대 사는 사람들의
삶의 원형질이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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