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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

by 예흐나 2023.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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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저/이순희  | 부키 |  원서 : Bad Samaritans (2007)

 

  이 책에서 가리키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이란 영국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소위 부자 나라들이다. 이들은 경제발전의 정답은 무조건 ‘자유무역’을 하는 것이라고 개발도상국들을 유혹 한다. 그래서 경제에 문외한인 사람들조차도 경제발전을 이룬 선진국들은 모두 무역을 전면 개방했기에 그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었다고 어렴풋이 인식한다. 작가는 이런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주장을 근거자료들을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따져가며 그 속의 오류를 간파해 역설한다.

 

  오늘날 자유무역의 선두주자로 알려진 영국과 미국조차도 초기 경제발전의 단계에서는 국가가 주도한 보호무역을 실시해왔다. 영국과 미국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부자 나라들은 보호무역을 통해 경제를 발전시켰다. 하지만 선진국이 된 그들은 개발도상국들에게 무역을 전면 개방할 것을 강요하고, 그것이 옳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작가는 수많은 지료와 근거를 제시하며 섣부른 개방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며, 자국 산업이 일정한 수준에 이를 때까지 왜 보호무역을 해야 하는지 논리있게 제시하였다.

 

  이 책은 신자유무역 체제에 관해 일관되게 비판을 가하고 있다. 그 주장은 풍성한 증거나 자료, 통계에 바탕을 두어 힘을 갖고, 설득력을 가진다. 실제 우리나라는 이런 부자 나라들이 무기로 삼는 IMF, 세계은행, WTO 중에서도 97년 경제위기 때 IMF의 압박을 직접 경험해보았기에 더 공감이 간다. 그러므로 개발도상국들은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달콤한 속임수에 넘어가 섣불리 정책을 결정해서는 안된다. 자국의 산업을 우선 보호성장 시키고, 경쟁력이 갖춰진 후에 개방이 이루어져야 한다. 때 이른 자본시장 개방은 지양해야 한다.

 

  세계와의 정점에 서있다는 현시대야말로 국가별 이기주의가 만연한 아이러니한 시대가 아닐까 싶다. 지구촌은 하나라는 슬로건아래 살고 있지만 실상은 서로 자국의 이해관계에만 혈안이 되어있는 게 오늘날의 세계의 풍경이다. 그러나 선진국 또한 개발도상국들이 경제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해야만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음을 인식해야한다. 같이 잘 사는 것, 그것이 자본주의의 맹점이기도 하지만 결코 포기해서는 안될 핵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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