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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이야기 1과 마찬가지로 나는 글을 읽을 때마다 몽환적이고 꿈을 꾸는 듯한 이미지가 떠오르고는 한다. 늦여름부터 다음해 봄까지 이어지는 동화 같은 소설이다.
늘 그렇듯이 카와카마스는 헌 바이올린을 들고 홀연히 얀 앞에 나타났다가 사라지곤 한다. 바이올린 연주에 흠뻑 젖어있는 수다쟁이 카와카마스와 수줍은 다람쥐, 비올라 연주가 카와멘타이, 그리고 자연을 벗 삼아 살며 한없이 순수한 얀. 늦여름부터 다음해 초봄까지, 그리고 두해가 지난 후까지 이들의 일상이 어디서 오려낸 것처럼 밑도 끝도 없다.
그래도 전편보다는 등장인물이나 에피소드도 그나마 많아졌다.
글의 대부분이 자연 속에 유유히 살아가는 얀의 일상과 얀의 눈으로 본 자연과 날씨이다. 배경이나 자연묘사가 섬세하면서 너무 아름답다. 주옥같은 표현들에 나는 주체할 수 없이 반하고 말았다.
젖은 풀들도 뜻밖의 추위에 놀란 듯 서로를 붙잡은 채
떨고 있는 모습이 창으로 내다 보였다.
소리가 하얀 비탈을 천천히 내려간다. 꼭 보이는 듯하였다.
얀이야기1과 마찬가지로 얀이야기2 또한 특별히 극적인 에피소드도 없고 결말도 없다. 그래서 그런지 읽고 있는 사람조차도 동화되어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얀과 함께 차 한 잔 마시는 기분이다. 책 한권에 글은 몇 줄 안 되는데 읽고 나면 가슴까지 꽉 찬 듯한 진한 여운이 남는다.
초월할 수 없는 자연의 공간과 시간 속에서 우리는 무엇인가에 열중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때로는 분주히 움직이기도 하며
서로 다른 삶을 사는듯하지만 어쩌면 다 한 가지 삶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
리의 삶 또한 다르지 않겠지..고요속의 대화가 인상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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