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가에 살다 출가해 같이 살며 수행하는 두 스님의 일상과 수행자의 마음가짐과 몸가짐에 대한 이야기를 소박하게 담아낸 이야기다. “보리심의 새싹” 이라는 블로그에 올리던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내었다. 섬세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이야기들로 수필처럼 부드럽고 가볍기도 하면서 진지함이 깃들어있다.
아무리 작은 생명체라도 죽기 싫어하고, 고통 받기 싫어하고,
행복하길 원한다는 점에서 우리와 동등한 생명이기 때문이다.
배추벌레를 농약으로 죽일 수 없어 벌레용 배추와 무를 따로 기르신다는 스님들의 삶. 무슨 꿈같은 소리냐고 할지 몰라도 정말 이렇게 사시는 분들이 바로 이 책에 있다. 밤에 들어온 지네를 방 밖으로 쫓아내지 못하고, 오히려 접시에 포도를 담아 먹도록 놔두신 천진스님, 창문에 벌이 집을 지어 한겨울에도 토굴의 창문을 닫지 않으신 정봉스님..작은 것이라도 생명에 대한 따뜻하고 진심어린 시선이 느껴진다. 자신들의 손톱마저 잘게 깎아서 개미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한다는 그 말에 진정한 나눔과 자비로만 채워진 마음이 무엇인지 알게 한다. 남을 위하는 마음으로 허영에 찬 고통의 수행이 아니라 진정 삶에서 사람들과 마음을 나눌 줄 아는 수행을 지향 하는 두 스님의 마음이 글로써 잘 나타난다. 미리 밝혀두자면 나는 기독교인이다. 하지만 불교의 철저한 자기 비움이 예전부터 늘 좋았다.
이 책에서는 몸과 나를 동일시하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완벽하게 나를 비우고 무로 만든 상태에서 그곳에 자비를 채워 중생의 고통을 덜어 주는 삶에만 집중하는 것이 수행자의 몫이라고 한다. 화려함과 허레허식을 멀리하고 나눔과 자비가 그 기본 바탕이 되는 그 겸손한 소박함에 읽는 사람마저 주위가 정화된 기분이다. 두 스님의 토굴 곁에만 가도 맑은 기운이 전해질것 만 같다. 나도 그 기운으로 몸도 마음도 자유롭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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