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개정판2 길 위의 소녀 : 델핀 드 비강 델핀 드 비강 저/이세진 역 | 비채 | 원제 : No et Moi 살아오는 내내, 나는 어디에 있든지 언제나 바깥에 있었다. 난 항상 이미지나 대화의 바깥에 동떨어지고 어긋나 있었다. 마치 다른 사람들이 듣지 못하는 말이나 소리를 나 혼자만 듣는 것 같았다. 나는 액자 바깥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유리창 저편에서 그네들이 빤히 듣는 말을 나만 못 듣는 것 같았다. 천재소녀 루는 높은 아이큐 덕에 본래 나이보다 높은 학년을 다니는 ‘지적조숙아’다. 말하기, 발표 따위를 제일 싫어하며 모든 사람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지만 길거리의 소녀 노를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싶지만 그게 쉽지 않은 루. 동생을 잃고, 엄마의 심각한 우울증으로 집안은 침묵 속에 가라앉고, 루는 더욱 혼자만의 자.. 2023. 4. 8. 꽃피는 삶에 홀리다 : 손철주 손철주 저 | 오픈하우스 일상의 에피소드들을 자신의 생각대로 독특하게 풀어놓은 에세이 집이다. 작가의 ‘미술칼럼니스트’라는 약력답게 주로 그림과 옛 시 등을 재해석하며, 날카롭게 파고들어 관찰한 글이 주를 이룬다. 작가의 말처럼 간이 잘 배인 글 같아서 술술 잘 읽히는 것 같다. 세상에 겉절이들이 판치니 묵은 김치는 어딜 가도 외톨이다. 늙은이의 연정을 음심으로 치부하는 세상을 한탄해하는 구절이다. 이런 은근하면서 재미난 표현이 자주 등장해 좋다. 옛 시들도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는데 요즘의 시들처럼 직설적이지 않으면서 돌려 말하는 듯해도 정곡을 표현하는 시들이다. 아름다운 옛 시들도 덩달아 감상했다. 생소한 표현들 덕분에 다소 어렵기도 했다. 혼곤히 잠겨있었다 / 새삼 느껍다 / 아슴아슴하다 / 흐벅지.. 2023. 3. 14.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