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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온기

싱글, 오블라디 오블라다 - 박진진

by 예흐나 2025.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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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오블라디 오블라다 - 박진진

  처음에는 연애지침서나 싱글들을 겨냥한 자기계발서라고 예상했지만 열어보니 확연히 다르다. 이 책은 독자에게 무엇인가를 일깨워주려 애쓰는 책들과는 달리 친한 친구들과 사랑에 대해, 또는 미혼의 여성의 삶에 대해 몇 시간이고 앉아서 수다 떨며 스트레스를 풀듯 편안하면서도 자연스럽게 공감을 이끌어낸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안하면 안된다 식의 두루 뭉술한 코치가 아닌 다양한 예시를 통해 진짜 선택은 독자에게 맡겨두며 함께 생각하도록 유도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예시는 거의 작가 주변의 지인 이야기이거나 작가 본인의 사는 이야기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자신이나 또는 우리 주변인들이 흔하게 겪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우리의 이야기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아마도 더욱 공감이 가고, 남 얘기 같지가 않은 모양이다.

 

  아직은 우리 사회에서 드러내놓기 힘든 문제들과 알지만 입 밖으로 내지 않는 소소한 문제들에 관해 허심탄회한 작가의 생각을 들을 수 있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 여자들이 나이가 들수록 가장 관심이 가면서도 난감해지는 것이 사랑과 패션이 아닐까 싶다. 물론 그렇지 않은 여자들도 많겠지만 사실 사랑과 패션 문제는 알면 알수록 어려워진다. 이 책은 사랑과 패션에 관해 크게 조언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하고 싶었던 말들을 조목 조목 끄집어내 가려운 곳을 긁어주듯이 시원하다.

 

  사실 요즘에는 결혼하기 겁나는 시대다. 워낙 미디어에서든 우리 주변에서든 결혼 생활의 부정적인 측면을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 또한 결혼이 그다지 하고 싶지 않은 사람 중에 하나다. 하지만 결혼을 안했을 때 가장 걱정되는 것은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과 왠지 모를 열등감이다.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은 무슨 문제가 있는 여자로 보기 일쑤다. 이 책에서는 그 통쾌하고 시원한 화법으로 서른이 넘은 싱글여성들을 대변 한다. 철저하게 여성의 시각으로 쓰여진 이 책은 내편을 들어주는 언니를 만난 것처럼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준다.

 

  실제 혼자 사는 싱글여성인 작가의 삶이야말로 이 시대를 대표하는 싱글의 삶이었다. 싱글 여성으로 산다는 것,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리 개방된 시대라 하더라도 결코 녹록치 않은 일이다.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을 견뎌내야 하고, 스스로 살 길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해야 한다. 그러나 많은 여성들이 싱글의 삶을 택하는 게 또한 요즘 시대다. 작가는 그야말로 골드미스로 혼자 살면서 알뜰하게 사는 법과 그러면서도 궁상맞지 않게 자기 만족하며 사는 법을 많은 시행착오 끝에 알아내었다. 그렇게 조금씩 싱글고수가 되어가는 자신을 사랑하는 작가의 당당함이 엿보인다. 지금의 자신의 모습에 불만족스러워 자신의 인생을 그대로 허비하며 뭉개는 사람이 너무도 많다. 하지만 개개인 하나하나가 모두 행복할 권리가 있고, 또한 그럴 자격이 모두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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